방글라데시에 계신 윤 선생님의 소식입니다.
선생님을 위해 더욱 중보로 동역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.



2014년 6월 4일. 강도당한날.

다카대학을 가려고 아침 7시반 스쿨버스를 기다리다가 한참 오지 않아 8시에 버스 스탠드에서 기다리면서 시내 버스를 타고 가려는 중 한 차가 내 앞에 섰다. 시내 버스들이 항상 가득차고 탈 틈이 없다보니 가끔 승용차 카풀로도 타기 때문에 창문을 열길래 말했다. 샤하박(다카대학 방면)이라고 물으니 타라고 하고, 내 뒤에 있던 한 사람도 탔다. 내가 뒷좌석 가운데 앉은 것이다. 얼마쯤 가다가 양 옆의 두 사람이 나를 붙잡고, 앞사람이 방글라로 꼼짝마, 입 닫어 하면서 나에게 강도짓을 시작했다. 운전자는 운전하고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뒤의 나를 바라보며 총을 내밀었다. 내 가방을 뺏고, 지갑과 핸드폰을 가지고 갔다. 지갑속의 돈 (3,000다카, 40불 가량, 오늘은 한국에 가져갈 기념품 몇 개 더 살 요량으로 돈을 조금 더 가지고 갔다)을 빼고, 가방을 뒤졌다. 가방 속에 방글라 언어튜터에게 줄 사례비 3,100다카 (40불 가량)가 봉투 속에 더 있었는데 그것은 찾지 못한 것 같았다. 총에 총알이 있음을 꺼내 보여주고는 총을 내 팬티에 가까이 가져다 대면서 계속 돈이 더 있느냐, 달러가 있느냐 물어보는데 가방 앞 자크에 있는 3,100다카가 더 있음을 알려주었다. 핸드폰에는 중요한 정보가 있으니 꼭 돌려달라 했는데, 그 사람들이 돌려주겠는가? 돌려준다고 하면서 주지 않았다. 나보고 무슬림이냐고 묻는다. 대답하지 않았다. 그들에게 무슬림이냐고 물어볼 걸 못 물어봤다. 팔꿈치로 내 가슴을 때리고, 뺨도 때리면서 돈이 더 있는지 물어본다.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를 했다. 이쯤 되니 핸드폰은 커녕 빨리 나가는게 상책이다 싶어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조용히 내리겠다고 했다. 더 이상 뜯어낼 것이 없고, 자신들이 못 찾은 돈까지 알려주는 내 말을 믿어서인지 차를 세운다. 내려서 핸드폰은 주면 안되겠냐고 하니 한 사람은 총을 보여주고 다른 한 사람은 다시 잡으려는 포즈를 취한다. OK. 그냥 가겠소. 내려서 한참 걸어간 후 비쇼로드 버스 정거장에서 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 건너 우리 집 앞에 정거장에서 내려 집으로 왔다.

감사한 점.
1. 몸이 상하지 않았다.
2. 공부하는 자료가 담긴 아이패드를 가져갈까 하다가 가져가지 않아서 감사하다. 가져갔으면 잃을 뻔 했다.
3. 안일했던 생각을 좀 더 긴장하고 함부로 아무 차나 타지 않는 사리 분별이 필요하고, 외국인으로서 안전 문제도 더 생각하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하심에 감사하다. 그래도 아무나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 아닌가.

느낀 점.
위에 계신 그 분이 내게 무엇을 말씀하시길 원하실까? 방글라데시에 대해 조금 더 긴장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. 가진 자와 못 가진자가 있고, 뺏으려는자 뺏길만한 것이 있는 자가 있다. 사람의 죄성이라는 것을 더 생각하게 된다. 이곳에도 깡패나 갱이 있고, 가진 것이 적은 방글라인에게 갑자기 총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, 누구에게 들이댈 것인가? 그 대상은 좀 더 가진 것이 있고 또 있어보이는 외국인이 될 수도 있음을 안다. 결국 나도 차가 필요한가? 이들과 비슷하게 버스도 타면서 이들과 더 가까이 가려 했는데, 결국 나는 외국인이고 다른 세상의 사람으로 생각됨을 느낀다. 좀 더 안전함을 생각해서 차를 구입할 것인가, 아니면 차 없이 더 조심하면서 그냥 살 것인가? 그러나 차가 있더라도 이런 위험이 없다는 보장이 있는가? 이들과 비슷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가까이 우정을 쌓아가되,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, 긴장할 필요를 느낀다.